시즌제 TV 시리즈를 자주 챙겨보는 사람들은 알 거다. 자기가 좋아하는 TV 시리즈의 결말을 보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왕좌의 게임의 결말이 얼마나 기대를 빗나갔든, 로스트의 결말이 얼마나 허무맹랑했든, 자신이 챙겨보는 TV 시리즈의 허접한 결말을 볼 기회조차 받지 못한 이들과 비교하면 결말을 맺은 시리즈의 팬들은 선택받은 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나도 한참 보던 시리즈가 여러 가지 이유로 일찍 종영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봐 왔다. 그런 시리즈는 항상 내 마음속에 아픈 손가락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 중에 제일 쓰리고 아픈 손가락 몇 개를 하나씩 소개하고자 한다.
리스트를 소개하기 전에 먼저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난 모든 시리즈들의 명복을 비는 바이다.

쿼리 (Quarry) / 1 시즌 (2016) / 방송사: Cinemax
줄거리
1972년, 월남전에서 해병대 저격수, 맥 콘웨이는 가족과 대중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서서히 범죄의 길로 빠져들고 만다.
뒷이야기
‘쿼리’는 시나리오 작가와 소설가로 활동 중인 맥스 앨런 콜린스의 범죄 소설을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원작은 주인공 ‘쿼리’가 월남전에서 돌아와 살인청부업자가 되어 활약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TV 시리즈에선 주인공의 본명이 ‘맥 콘웨이’로 나오지만 원작에선 ‘쿼리’라는 별명 외엔 본명이 언급되지 않는다. ‘맥 콘웨이’라는 이름은 원작자의 이름인 ‘맥스 앨런 콜린스’를 따서 지었다고 한다.) TV 시리즈는 1 시즌으로 끝나는 바람에 본격적으로 살인청부업자가 되어 활약하는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누아르풍의 어두운 분위기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주인공이 점차 범죄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는 내용과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방영 당시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와도 종종 비교되곤 했다.)
주인공 ‘맥 콘웨이’를 연기한 로건 마샬 그린(Logan Marshall-Green)은 ‘프로메테우스’, ‘스파이더맨: 홈커밍’, ‘업그레이드’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다.

이건 여담인데 맥 콘웨이의 이마에 난 혹 때문에 거슬려서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사실 그 혹은 ‘로건 마샬 그린’의 이마에 예전부터 있던 혹인데 이 시리즈를 촬영할 당시 유난히 커진 것 같다. (거친 월남전 참전 용사의 캐릭터라서 일부러 가리지 않고 부각시킨 것 같기도 하고…)
벌써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로건 마샬 그린의 외모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베인을 연기한 톰 하디(Tom Hardy)와 상당히 닮았다. 형제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런데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로건 마샬 그린에게 일란성 쌍둥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쌍둥이 형제의 이름은 테일러 마샬 그린이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누가 누군지 전혀 구분이 안 된다.

‘쿼리’ 얘기로 돌아와서… ‘쿼리’는 주인공 맥 콘웨이의 극 중에서 살인청부업자로 활동할 때 사용하는 코드명으로 ‘브로커’라고 하는 캐릭터가 지어줬다. 브로커는 주인공에게 청부업자 일을 제안한 인물로, 말 그대로 살인청부 브로커다.
종영
대중과 평론가들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지만 낮은 시청률의 늪에서 허우적대다가 1 시즌만에 종영되고 말았다.
스트리밍
한국에선 공식적으로 방영한 적이 없다. 조만간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추가되길 기대해 보지만 이 시리즈를 방영했던 Cinemax는 HBO 계열 회사라서 넷플릭스에 들어갈 일은 없을 듯하다. (아직까지 넷플릭스에서 HBO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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